학문/철학18 플라톤 동굴의 비유와 이데아의 세계 25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서양철학에는 수많은 철학자들이 있는데, 그중에서 사상의 체계를 세운 철학자로는 5명을 꼽을 수 있습니다. 고대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중세의 토마스 아퀴나스, 근대의 칸트와 헤겔이 있습니다. 이 다섯 명의 철학자가 아주 저명한 철학자들입니다. 니체나 하이데거, 비트겐슈타인 같은 유명한 철학자들도 많지만 철학의 체계를 세웠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결정적으로 등장한 지 아직 100~200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철학에서는 적어도 500~600년 정도의 검증 과정을 거쳐야 인정을 받습니다. 플라톤은 현실세계 말고 또 다른 이데아의 세계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가 '국가'에서 제시한 동굴의 비유로 보겠습니다. 사람들이 사지가 묶여 뒤를 돌아볼 수 조차 없는 상태로 동굴 속에 갇혀.. 2022. 8. 8. 노예 소년의 기하학(feat. 소크라테스 산파술과 상기설) 세계 4대 성인으로 보통 예수, 석가, 소크라테스, 공자 이렇게 4명을 꼽습니다. 이 4대 성인은 글을 쓰지 않았고, 제자들이 그들의 사상과 언행을 기록으로 남겼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술고래이자 토론의 달인이었던 소크라테스 실제로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한복판에 있는 아고라(광장)에서 여러 사람들과 논쟁과 토론을 즐겼다고 합니다. 술을 엄청 마셨는데 한번 마시면 끝이 없었지만 취한 걸 본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 부인인 크산티페는 악처라고 소문이 나 있었는데, 소크라테스가 돈은 안 벌고 철학을 한답시고 길거리에서 논쟁만 벌이자, 하루는 물바가지를 씌우기도 했답니다. 소크라테스는 제자들에게 좋은 부인을 만나면 행복해질 수 있고, 나쁜 부인을 만나면 철학자가 될 수 있으니 결혼하라고 조언했답니다. 물론 크산티.. 2022. 5. 7. 고르기아스의 극단적 회의주의에 대하여 고르기아스는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 수사학자입니다. 논쟁에서 이기는 법, 대중을 설득하는 기술 등을 가르쳤습니다. 소송에 휘말렸을 때 스스로 알아서 지켜야 했던 고대 그리스에서는 수사학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고르기아스에게 진리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그를 두고 "진리엔 관심이 없고 오직 대중을 현혹하는 자"라고 비난했습니다. 고르기아스는 진리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는 회의주의자였습니다. 회의주의는 크게 종교적 회의주의, 과학적 회의주의, 철학적 회의주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종교적 회의주의는 어떤 신이나 종교도 믿지 않는 입장이고, 과학적 회의주의는 초능력·심령술·미신·수맥·점·굿 등과 같은 의사 과학(사이비 과학)을 믿지 않는 것입니다. 철학적 회의주의는 다소 성격이 다른데, 진리의 .. 2022. 2. 8. 물리주의 철학에 대해 알아보자 모든 것은 물리적이다. 어떤 사람들은 인간에게 영혼이 존재하고, 따라서 인간은 육체와 영혼으로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입장을 '실체 이원론'이라고 합니다. 반면 어떤 사람들은 실체는 하나라고 합니다. '영혼은 존재하지 않고,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육체일 뿐'이라는 입장도 있고,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영적인 것일 뿐 육체는 허상에 불과하다'는 입장도 있습니다. 이 중에서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육체일 뿐이라는 입장을 물리주의라고 합니다. 물리주의란 간단히 말해서 모든 것은 물리적이라는 주장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물질적인 대상들뿐 아니라 영혼, 정신, 생각, 감정 등과 같은 비물질적인 것들도 모두 물리적인 것으로 봅니다. * 실체 이원론 = 육체 + 영혼 * 실체 일원론 = 육체와 영혼 분류 물리주의.. 2021. 11. 25. 우주는 왜 존재하는가? 스티븐 와인버그의 인류원리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 - 지구에 왜 지적인 생명체인 인간이 존재할까? 태양에서 지구까지의 거리는 약 1억 5,000만 킬로미터인데, 지구가 조금만 더 가까우면 너무 뜨거워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고, 조금이라도 더 멀면 너무 차가워서 존재할 수 없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지구와 태양이 아주 적절하게 1억 5,000만 킬로미터 떨어져 있기 때문에 지구에 지적 생명체인 인간이 생겨날 수 있었습니다. 우주 존재의 이유 인간과 같은 지적 생명체가 출현하기에 딱 좋은 환경을 가진 우주가 존재하는 이유는 도대체 왜일까요? 이런 우주가 존재할 확률은 거의 0퍼센트에 가까운데, 이 질문에 대한 답은 3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신이 지적 생명체가 출현하기에 딱 좋은 환경을 가진 우주를 창조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 확률.. 2021. 11. 21. 앙리 베르그송 - 순수 지속으로서의 시간 앙리 베르그송이란 누구인가? 앙리 베르그송은 프랑스 파리 출생이며, 192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입니다. 직관으로 파악되는 생명의 순수 지속으로서의 시간을 창조로 보고, 이에 반하여 공간으로 시간을 고정하여 사유하는 과학적 사유를 비판하였습니다. 베르그송의 철학을 한마디로 말하면 지속(durée)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베르그송에 따르면, 생명이 가지고 있는 시간은 '순수 지속'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 지속 그 자체는 '직관'을 통해서만 파악된다고 주장합니다. 수학적 시간이나 물리적인 시간은 추상적인 시간이기 때문에 진정한 시간이 아니고, 진정한 시간이란 것은 살아 움직임으로 인해 내적으로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창조의 시간이라는 것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운동하는 유동체를 분해하고 분.. 2021. 10. 19. 뉴턴과 라이프니츠의 시간과 공간이론에 대해 알아보자 인류 지성사에서 역사상 많은 천재들이 있었지만, 이 두 사람은 빠지지 않습니다. 바로 아이작 튜전(1642~1727)과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1646~1716)입니다. 같은 시대를 살았던 천재 라이벌 2명 네 살 차이인 뉴턴과 라이프니츠는 동시대를 살았습니다. 둘은 말 그대로 천재로 철학, 과학, 수학, 논리학 등 수많은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숙명의 라이벌로 거의 같은 시기에 미분을 발견했는데, 서로 자기가 최초로 발견한 사람이라고 싸웠습니다. 나중에 뉴턴은 영국 왕립학회장이 되었고, 라이프니츠는 독일 베를린 과학아카데미 원장이 되었습니다. 이들의 싸움은 학계의 자존심을 넘어 나중에는 영국과 독일의 자존심 싸움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이른바 미분 전쟁은 이들이 죽은 후에도 약 100년간 지속되었다고.. 2021. 9. 20. 보편논쟁 실재론, 유명론, 삼위일체에 대해 알아보자 보편 논쟁에 대하여 조선의 17대 왕인 효종이 사망하자, 계모인 자의대비가 상복을 몇 년 입어야 하는지를 두고 예송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서인은 효종이 차남이므로 사대부의 예에 따라 자의대비가 상복을 1년만 입으면 된다고 주장했고, 남인은 효종이 차남이지만 국왕이기에 특별히 3년을 입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결국 서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상복을 1년만 입는 것으로 일단락되었고, 남인은 귀향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상복을 1년 입든 3년 입든, 뭐가 그리 중요하다고 논쟁을 벌이고 유배까지 가게 된 것일까요? 여기에는 보이지 않는 권력 다툼이 숨어 있습니다. 서인들은 왕과 산하를 수평관계로 보았기에 왕이든 사대부든 똑같은 예를 갖추어 상복을 1년만 입으면 된다고 보았고, 남인들은 왕과 신하를 수직관계로 보았기.. 2021. 8. 19.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