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학문/철학

피타고라스의 주장, 만물은 수이다.

by EDMBLACKBOX 2021. 3. 28.
반응형

피타고라스 만물은 수

2,500여 년 전 그리스 시대에 당시 철학자들은 '만물의 근원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빠졌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BC384~BC322)는 만물의 근원을 물, 불, 흙, 공기로 4 원소로 정리했고, 헤라클레이토스는 불로, 아낙사고라스는 정신으로, 아낙시메네스는 공기로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피타고라스는 만물을 '수'로 정리하는 특이한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피타고라스(BC570~BC495)는 야누스의 얼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수학자로서의 얼굴이고, 다른 하나는 사이비 종교 교주로서의 얼굴입니다.

서양사상에서 이단아로 불리는 피타고라스 학파
피타고라스를 따르는 사람들이 모인 피타고라스 학파는 말이 학파이지, 사실은 사이비 종교 집단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사이비 종교가 그렇듯이 피타고라스 학파는 자신들의 교주를 신격화했습니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피타고라스의 한쪽 허벅지는 황금으로 되어 있고, 강을 건너면 강이 인사를 했다는 우스꽝 스러운 이야기도 있습니다.
독사를 물어 죽인 적도 있고(피타고라스가...), 동물들을 모아 놓고 설교를 하기도 했다는 전설도 만들어냈습니다.
피타고라스 학파에는 '밖에 나가면 뒤를 돌아봐서는 안 된다'라든지, 콩에 영혼이 있으니 먹지 말라는 등 이상한 계율도 있었다고 합니다.

피타고라스주의

 

대장간에서 발견한 음계
피타고라스가 '만물은 수이다'라고 주장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어느 날 피타고라스가 길을 걷고 있는데 대장간에서 소리가 나서 귀 기울여 들어보았습니다.
'탕탕탕'.
어떤 날은 그 망치 소리가 듣기 좋았지만 또 어떤 날에는 듣기 거북할 정도로 시끄럽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피타고라스는 신기한 소리의 세계에 대해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리라의 현을 가지고 실험한 결과 특정 비율의 진동수가 있는 소리는 듣기가 좋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악기의 두 줄의 진동수 비율이 2 : 1(도도, 솔솔과 같은 완전 8도), 3 : 2(도솔, 파도, 솔레와 같은 완전 5도), 4 : 3(도파, 솔도와 같은 완전 4도)처럼 간단한 정수비가 될 때는 조화롭고 듣기 좋은 멜로디 소리가 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입니다. 어떤 것이 듣기 좋고 조화로울 경우 그 사이에는 수적인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포착하게 된 것입니다.

 

수로 풀어본 세상의 비밀, 피타고라스
피타고라스는 한발 더 나아가 천체의 운동도 어떤 수적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조화롭다고 봤습니다. 다른 철학자들은 만물의 구성요소에 주목하고 그에 대한 답을 물, 공기라며 빈약할 수 있는 답변을 했지만, 피타고라스는 만물의 구성요소가 아니라 구성 원리(수적 관계)에 주목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연을 정말 수학으로 해석하고 정리할 수 있는지 또한 의문입니다. 물론 가능합니다.
힘, 속도, 무게, 시간, 공간 등 모든 것들을 물리량으로 보고 수로 나타내기 때문에 일정 부분에서는 가능합니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의 시간 지연 현상도 수의 식으로 나타낼 수 있고, 현대의 양자역학은 심지어 존재 자체를 물리량으로 보고 수로 나타내기도 합니다. 과거 피타고라스의 만물은 수라는 체계도 현대에 와서 본다면 일리 있는 주장으로 볼 수 있습니다.

 

루트 2 살인사건
피타고라스에게 한 가지 문제가 생겼습니다. 끝이 없는 수인 무리수가 발견된 것입니다. 두 변의 길이가 1인 삼각형의 빗변 길이가 '루트 2'인데 이 루트 2는 1.41421 35623 73095 04880… 로 끝이 없었습니다.
우주가 조화로운 이유는 수적 관계 때문이라고 했는데, 수적 관계를 규정할 수 없는 불변의 무리수가 나타났으므로 피타고라스는 정말 곤혹스럽고 당황했을 것입니다. 피타고라스는 제자들에게 무리수의 발견을 비밀로 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비밀이 과연 잘 숨겨지긴 힘든 법입니다.
히파수스라는 제자가 무리수 루트 2를 동네방네 소문을 낸 겁니다. 이에 분노한 피타고라스는 제자들에게 암묵적인 명령을 내려 결국 히파수스를 바다에 빠뜨려 죽였다고 합니다.
(피타고라스 학파의 이단이었던 그는 바다에서 난파를 당해 죽었다고도 하고 피타고라스 학파에 의한 암살로 사망하였다고도 합니다.)
이처럼 피타고라스는 왜 무리수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었는지 또한 의문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추상적인 개념이 현실세계로 들어오는 것이 정말 참기 힘든 일이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런 선택을 할 필요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