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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철학

데카르트 심신이원론 이해하기

by EDMBLACKBOX 2021.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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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르트 심신이원론

데카르트(Rene Descartes)에 의하면, 정신과 물질은 '유한 실체'이기 때문에 인간의 마음과 몸도 '유한 실체'라고 봤습니다. 실체란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므로, 실체인 마음은 몸이 없어도 존재할 수 있고, 마찬가지로 실체인 몸도 마음 없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 다 드러내어 말하자면 두뇌가 없어도 마음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죠.
데카르트에 따르면, 물질은 연장을 가지고 있는 게 특징입니다. 이때 연장은 도구가 아니라 공간을 점유한다는 뜻입니다. 물질은 본질적으로 길이와 넓이를 가지고 있는데, 우리 몸도 일정한 공간을 점유하고 있으므로, '우리 육체가 여기에 존재한다'라고 할 수 있지만 정신은 공간을 점유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정신의 본성은 무엇인지 궁금할 텐데 그 본성은 바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정신과 물질, 마음과 몸이 결합한 생명체 즉, 그러한 존재입니다. 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진 영적인 존재이기도 하고, 물리법칙을 따르는 기계적인 존재이기도 한다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데카르트의 '심신 이원론'입니다. 기계 속에 인간의 영혼이 들어가 있는 것, 풀어서 해석하자면 '기계 속 안에 유령이 들어간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 출처 : Wikipedia

 

철학과 과학까지 분리한 데카르트
데카르트는 정신과 물질이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가설은 당시 시대에서 아주 유용한 생각이었습니다. 데카르트가 활동했던 시절은 과학혁명의 시대였습니다. 당시 과학자들은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하얀색 가운을 입고 실험이나 연구만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오히려 혁명가, 개혁가에 가까운 인물들이었습니다. 로마 교회의 탄압으로부터 자신의 사상을 목숨 걸고 지키려 했던 것이었죠. 로마 교회는 '천동설'을 지지했고 그 신념에 반대하는 과학자들을 탄압했습니다. 그들에게 태양이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는 것은 양보할 수 없는 믿음이었습니다. 그래야 우주의 중심은 지구이고, 지구의 중심은 바티칸이며, 바티칸의 중심은 로마 교황이라는 원리 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로 인하여 코페르니쿠스(Nicolaus Copernicus, 1473~1543)는 지동설을 주장한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의 서문에 "지동설은 사실이 아니라 가설일 뿐이다"라는 단서를 달았고, 갈릴레오(Galileo Galilei, 1564~1642)는 지동설을 주장하다 종교재판에 회부되자 결국 주장을 철회했으며, 심지어 범신론자 브루노(Giordano Bruno, 1548~1600)는 우주가 무한하다는 주장을 철회하지 않아 화형까지 당했습니다. 그때 곤경에 처한 과학자들을 구한 사람이 바로 데카르트였습니다. 그는 정신과 물질의 영역을 구분함으로써 신학은 정신의 영역에 남겨두고, 과학은 물질의 영역으로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신학자와 과학자들은 각자의 영역에 남겨진 실체에 대한 권한을 부여받고 잠정적인 휴전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과학자들은 더 이상 종교 재판에 회부되지 않았고, 화형대를 두려워할 필요 없이 마음대로 물질로서의 인간을 탐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나타난 것이 바로 근대의 '기계론적 세계관'입니다. 인간을 기계처럼 연구해도 신학과 충돌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아직도 우리 인간 세상은 데카르트가 설정한 이러한 구도 속에 살고 있다고 볼 수 있죠. '신학과 과학이 서로 다른 영역에 있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입니다.

천동설과 지동설 간단하게 알아보기
천동설 : 우주의 중심에 지구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태양과 행성, 별 등의 모든 천체가 지구의 둘레를 돈다는 설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000년 전 그리스의 천문학자 프톨레마이오스(Claudius Ptolemaeus)가 주장하였습니다.
지동설 : 우주의 중심은 지구가 아니라 태양이며, 지구를 포함한 모든 행성이 태양의 둘레를 돈다는 설입니다. 16세기 말 코페르니쿠스가 주장하였습니다.

 

심신 이원론에 대한 여러 가지 반론들
심신 이원론에 동의하지 않는 이론들은 많습니다. 로데릭 치좀(Roderick Chisholm, 1916~1999)이라는 미국 철학자가 그린 그림에는 마음과 몸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세상의 이론들이 들어 있습니다.

마음과 몸의 관계에 관한 이론 8가지
상호 작용론 : 물질과 정신, 몸과 마음이 서로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이론
부수 현상론 : 물질이 정신에 일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이론
유물론 : 정신은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물질만 존재한다는 이론
관념론 : 물질은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정신만이 존재한다는 이론
이중 측면론 : 물질과 정신이 사실은 하나인데, 그것이 각각 다르게 나타난 것일 뿐이라는 이론
심신 평행론 : 물질과 정신은 각자 알아서 움직인다는 이론
기회 원인론 : 신을 매개로 정신과 물질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보는 이론
예정 조화설 : 정신과 물질이 이미 세팅되어 있다는 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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