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의 세계경제 상황, 신대륙과 서유럽의 경제적 우위

영국의 화폐 - 파운드

서구의 금 개발과 경쟁 우위

신대륙의 금과 은은 여전히 유럽이 독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스페인의 은처럼 영국은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브라질, 특히 미나스제라이스에서 1700년대부터 발견된 막대한 금을 이용해 재정적으로 상당한 이득을 거뒀습니다. 사업의 성장과 정치적 안정, 그리고 의회가 지원하는 국가 부채와 더불어 금의 유입 덕분에 영국 정부는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서구는 엄청난 양의 금을 개발함으로써 중대한 비교 우위를 달성했습니다. 아시아 강대국들은 서양인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차와 도자기를 팔아서 금과 은을 받을 뿐이었지만, 서구인들은 이 엄청난 양의 금을 이용해 여러 나라에 진출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가 인도에서 그랬던 것처럼 현지 병사를 고용했습니다.

 

 

서유럽의 세력 확장과 아메리카 대륙 내륙 개발

해외로 세력을 넓혀 가면서 지상군의 전투력을 보강한 서유럽 국가들은 아메리카 대륙의 내륙 지방을 개발하고 착취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특히 중국이 몽골, 티베트, 신장, 아무르강에 이르는 지역을 점령한 것보다도 규모가 컸고 경제적으로도 유용했습니다. 신대륙 내륙 지대는 서구에 수많은 이점들을 제공했습니다. 1800년경에는 원주민들에 서구 정착촌을 위협할만한 능력이 없어서 정착민 보호에 들어가는 비용이 저렴했습니다. 경제적으로 중요한 강점도 있었는데, 무엇보다도 아직 집중 경작으로 황폐해지지 않은 토양이 수분을 풍부하게 머금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지형 또한 완만한 평지였습니다. 모든 게 중국의 내륙 지대에서도 누릴 수 없는 혜택이었습니다.

 

북아메리카는 열대 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병도 훨씬 적었습니다. 1760년대 카리브해와 서아프리카에는 유럽인들이 퍼뜨린 질병이, 미얀마에는 중국인들이 들여온 질병이 만연했습니다. 열대 지방은 황열병과 말라리아가 특히 문제였는데, 관련 정보를 전혀 파악하지 못해 피해가 더욱 심각했습니다. 모기가 말라리아를 옮긴다는 등의 질병 매개체나 확산 경로가 알려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플랜테이션 농작물(Plantation Crops)

동남아시아와 해상 기반시설의 발전

설탕, 커피, 쌀, 코코아, 염료, 목화처럼 서유럽에서는 생산되지 않는 플랜테이션 농작물을 식민지에서 수입하는 것도 수익성이 높았습니다. 덕분에 생산과 시장에 대한 정보가 유통되고 관련 위험성에 대한 이해와 통제가 커지는 등 서구 주도의 범 대양 무역 체계가 발달하고 상업의 자본과 조직도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제무역의 지역별 격차도 줄어들었습니다. 고구마와 땅콩 같은 신대륙 농작물이 수입되면서 중국 인구가 1650년 1억 5000만 명에서 1800년 3억 명으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중국은 물론, 비서구권 국가에서도 그만큼의 경제성장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태평양보다 훨씬 좁은 대서양을 통해 신대륙에 접근할 수는 없었다 하더라도 중국이 아시아나 더 먼 지역에 식민지를 건설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와 같은 팽창주의는 명나라와 청나라, 무굴과 부합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유라시아 대륙 내에서 자행되는 온갖 침략과 위협으로부터 자신들을 지키는 데만 집중했습니다. 서구인들이 동남아시아 지역과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이 지역의 해상 기반시설이 발달했습니다.

 

[그림으로 읽는 재정·경제 이야기] 18세기 쌍둥이 금융거품, 세계경제를 뒤흔들다_11월호

 

[쉽게 풀어쓴 경제사] 18세기 유럽공장, 진정한 경제성장 시작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