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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오브 레전드/롤 스토리

리그 오브 레전드 롤 이블린 스토리

by EDMBLACKBOX 2021.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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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블린(Evelynn)

이블린, 고통스러운 포옹(Evelynn, Agony's embrace)

 

"오늘 밤에 뭐 할 거야? 네 마음속 깊디깊은 고뇌의 샘, 같이 분출해 버리지 않을래?" - 이블린

 

룬테라의 어두운 경계선 안에서, 악마 이블린은 다음 먹잇감을 찾고 있습니다. 먼저 관능적인 인간 여성의 얼굴로 사냥감을 유혹합니다. 희생자가 그 매력에 넘어오면, 이블린은 악마의 참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블린은 희생자에게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안기고, 자신은 그 고통에 희열을 느낍니다. 이블린이라는 악마에게는 이것이 한바탕 즐기는 유희일뿐이지만, 룬테라 주민에게는 엇나간 욕망을 발산했다가는 그 대가로 끔찍한 종말을 맞게 되리라는 교훈을 되새겨주는 무시무시한 이야기입니다.

 

이블린이 처음부터 능수능란한 사냥꾼이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주 오래 전의 이블린은 뚜렷한 외양도 없고 자의식도 거의 없다시피 한 태고의 존재였습니다. 그림자가 뭉쳐 희미하게나마 형체 비슷한 것을 갖추었으나 수백 년 동안이나 감각도 없었고 자극에도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이 세계에 갈등과 충돌이 계속되지 않았더라면 아마 그 상태 그대로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후 역사에 '룬 전쟁'이라고 기록되는 사건이 발생하며 이 세계를 일찍이 볼 수 없었던 고통의 시대로 몰아넣었습니다. 룬테라 전역의 주민들이 끝없는 고통과 괴로움, 고뇌와 번민, 상실과 소멸을 겪기 시작하자, 그림자도 꿈틀거리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공허한 무(無)밖에 모르던 그림자가 차츰 번뇌하는 세계의 광기 서린 흔들림에 반응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생명을 얻게 된 그림자는 흥분을 느끼며 전율했습니다. 룬 전쟁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며 세계를 뒤덮은 고통은 더욱 강렬해졌고, 그림자는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만 같았습니다. 그림자는 룬테라의 모든 고통을 게걸스럽게 들이키며 무한의 즐거움을 만끽했습니다. 그 감각은 그림자의 생명에 양분을 공급했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자 그림자는 한 단계 더 변모하여 악마가 되었습니다. 인간의 감정 중에서도 가장 괴로운 감정을 아귀처럼 먹어치우며 살아가는, 인간 영혼의 기생물 같은 존재로 변신한 것이었습니다.

 

룬 전쟁이 마침내 끝을 맺고 세계를 짓누르던 고통도 시들자, 악마는 다급해졌습니다. 악마가 아는 쾌락이라고는 인간의 고통에서 비롯되는 즐거움뿐이었습니다. 인간이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면 악마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것이었습니다. 희미한 그림자뿐이던 태초의 존재가 그랬듯이 말입니다. 이 세상이 악마가 그토록 집어삼키고 싶어 하는 고통을 제공해 주지 못한다면, 악마가 직접 그런 고통을 만들어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간에게 견디기 힘든 고통을 주고, 그 고통에서 자신은 희열을 맛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사냥감을 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림자 형태를 유지하며 움직이면 사람들 눈에 띄지 않았지만, 인간의 몸에 손을 대려면 눈에 뚜렷이 보이고 만질 수 있는 형체가 되어야 했습니다. 악마는 그림자뿐인 자신의 몸을 실체가 있는 여러 형태로 바꾸어 보았지만 모조리 실패했습니다. 시도하면 할수록 더더욱 흉측한 모습으로 변해갈 뿐이었습니다. 사냥감은 그 모습을 보는 순간 기겁을 하고 도망가 버렸습니다. 시행착오 끝에 이블린은 깨달았습니다.

 

인간 사냥감을 잡으려면 인간이 쾌락을 느끼는 형태로 변해야 한다는 것과 자신의 발톱 안으로 인간이 제 발로 걸어 들어오게 하려면 인간의 욕망에서 태어난 황홀경을 미끼로 내세워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래야 그들이 악마의 품 안에서 버르적거리며 내뿜는 고통이 더더욱 달콤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자 속에서 이블린은 사냥감을 끌어들일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자신의 몸을 인간이 좋아하는 형태로 바꾸는 법과, 인간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는 법과, 인간이 매력을 느끼는 방식으로 걷는 법을 익혔습니다.

 

얼마 안 가 이블린은 인간의 욕망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형태로 변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형태에 홀딱 반한 인간들이 수십 명이나 걸려들어 악마의 손에서 고통에 몸부림치다 죽어갔습니다. 이블린은 인간들의 생생한 고통을 마음껏 즐겼지만, 언제나 아쉬움에 입맛을 다셔야 했습니다. 인간 한 명의 욕망은 너무 작았고, 너무 빨리 끝나 버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인간의 고통 역시 순식간에 스러져 버렸기에, 이블린은 다음 먹잇감을 잡아들일 때까지 간신히 버틸 만큼 찰나의 쾌락밖에 맛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블린은 이 세계를 절대적인 혼돈에 빠뜨릴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면 다시 한번 이 세계에 순수한 황홀경이 가득 찰 테니까 말입니다.

 

 

리메이크 이블린 초기 콘셉트 아트

이블린 컨셉 아트 모음(evelynn concept art), 출처 : Gem Lim

 

 

[롤] 유부남을 유혹한 악마 이블린, 그녀의 사냥을 다룬 단편소설 '가장 싱싱한 들꽃', 출처 : 신짱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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