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전개와 주요 사건들 정리 요약

행군하는 폴란드 육군의 모습(1939)

제2차 세계대전, 국제적인 중재의 실패와 전투의 확산

제2차 세계대전은 각기 고유한 명분과 과정, 결과를 가지면서도 서로 밀접하게 연관된 수많은 전투들을 아우르는 포괄적 용어입니다. 따라서 이탈리아나 이란, 일본이나 자메이카의 관점에서 보면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1939년 히틀러가 폴란드를 침공하고 곧이어 영국과 프랑스가 폴란드를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된 이 전쟁은 두 개의 대규모 동맹이 맞서 싸우는 형태로 진행돼 상당히 많은 나라가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 전쟁에 다양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설립된 국제연맹을 통해서든 1938년 뮌헨협정 같은 강대국들 간의 협상을 통해서든, 국제적인 중재와 심판 및 평화 구축 체제가 실패했음이 명확해졌습니다. 그러자 전쟁은 마치 소용돌이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였습니다.

 

특히, 적개심이 폭발하면서 공포가 더욱 확산되었고 전투가 늘어났습니다. 독일군이 전쟁 초기에 승리를 거둔 이후 평화를 이루고자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폴란드를 신속히 정복하고 공격을 중단했더라도 전쟁은 계속됐을 것임을 보여줍니다.

 

1940년 4월 히틀러는 덴마크와 노르웨이를 순식간에 정복하고 프랑스에 대한 공격 계획을 세운 뒤 이어서 성공적으로 실행에 옮깁니다. 이와 동시에 벨기에와 네덜란드를 점령하고, 대부분 덩케르크로부터 자진 철수한 것이기는 하지만 영국군을 대륙에서 몰아내기도 했습니다. 독일이 성공하자 무솔리니는 히틀러의 편에 서 참전을 선언하고 그리스를 공격했으나 패배했습니다. 1941년 초 독일은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를 압박해 동명을 맺은 뒤 함께 유고슬라비아와 그리스를 침공해 점령에 성공했습니다.

전격전

독일 전격전의 효율성에 대한 환상은 당시 독일의 목표에 부합하기는 했지만, 독일군이 최고의 군사력을 자랑했음에도 연합국의 지원이 워낙 뛰어나 결국 패배했다는 잘못된 인식이 생겨났습니다.

 

실제로 전격전의 효과, 그리고 전차와 항공 지원의 중요성은 과장돼 있었습니다. 게다가 전격전은 일관된 전략의 결실이라기보다 즉흥적으로 탄생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독일군의 상당수는 당시까지도 기계화를 이루지 못했고 물류에서도 말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1940년 독일이 거둔 성과는 기계화보다 독일의 우수한 전투력과 프랑스의 엉성한 전략 덕분이었습니다.

 

 

1941년 6월, 진격하는 독일군의 모습

바르바로사 작전과 독일의 잘못된 전략: 소련과의 전쟁에서의 결정적 실패

1941년 6월, 히틀러는 과도한 자신감과 다른 모든 정치체제에 대한 경멸, 그리고 독일이 운명을 완성하려면 소련을 정복해 독일인들에게 넉넉한 생활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믿음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여기에 스탈린의 의도에 대한 우려까지 더해져 바르바로사 작전을 실행하기에 이릅니다. 이는 소비에트 체제가 급속히 붕괴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히틀러는 붉은 군대의 규모와 군사력을 완전히 잘못 평가한 정보에 눈이 멀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이라면 고려했을 외교 전략 부문의 객관적 사실들까지 전혀 신경 쓰지 않음으로써 승리가 가능했던 국지전들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세계대전으로 변모시켰습니다.

 

심지어 그해 초 거두었던 전장에서의 승리들을 소련의 붕괴나 항복으로 이어갈 적절한 전략조차 갖추고 있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붉은 군대의 회복력과 전투력은 예상 밖이었고, 독일은 소련에 엄청난 인명 피해를 입히기는 했지만, 일관성과 실행 가능성이 떨어지는 전략으로 인해 작전 단계에서 이미 목표에서 크게 벗어나 있었습니다. 특히 독일은 전쟁의 목표가 소련군의 붕괴인지 아니면 영토 점령인지, 만약 영토 점령이라면 어디까지 점령해야 하는지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결국 독일군은 모스크바나 레닌그라드를 점령하지도, 소비에트 정권을 붕괴시키지도 못한 채 승산 없는 소모전에 발이 묶여 엄청난 군사를 잃었습니다. 1942년과 43년, 스탈린그라드와 쿠르스크에서의 전투에서도 패배해 상당한 손실을 입었고, 스탈린그라드에서는 독일군 전체가 포위돼 결국 항복하고 말았습니다. 1943년 여름 쿠르스크 전투 이후 독일군은 동부 전선에서 더 이상 진격하지 않았고, 1944년 여름의 바그라티온 전투를 비롯한 소련과의 전투에서도 연이어 참패했습니다.

 

덕분에 중부 집단군을 물리치게 된 소련군은 바르샤바 인근까지 진격했습니다. 그해 소련군은 발칸 반도까지 밀고 들어가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에게 독일 측에서 탈퇴한 것을 압박했고, 그 결과 독일군은 그리스에서 철수합니다.

 

 

대서양 전쟁

제1차 세계대전 당시와 마찬가지로 독일은 대륙동맹 체계를 파괴하고 해상 작전을 수행하는 방법으로 영국을 제압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해상에서는 영국의 군사력이 훨씬 월등했습니다. 따라서 독일군은 잠수함 공격을 통해 영국군에 식량 공급을 끊음으로써 항복을 이끌어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1940년에는 노르웨이와 프랑스를 정복해 대서양에도 잠수함 기지를 확보했습니다.

 

영국이 막대한 피해를 입기는 했지만, 결국 1943년 완패를 당한 건 독일이었습니다. 효율적인 대잠수함 기술이 개발된 데다 1941년 12월 독일이 미국에 전쟁을 선포해 대서양에서의 세력 균형이 깨졌기 때문입니다. 연합국의 장거리 항공기로도 대잠수함 작전을 펼칠 수 없었는데, 중립국 포르투갈이 1943년 아조레스 제도의 기지들을 사용하도록 허락하면서 가능해졌습니다.

 

대서양에서 승리한 덕분에 연합국은 1944년 프랑스의 침략에 대비해 영국에서 세력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하늘과 바다에서 거둔 연합국의 승리는 독일의 지상전 완패를 예고하는 중요한 서막이었습니다.

 

 

오버로드 작전을 펼치고 있는 연합국

히틀러의 자살과 독일의 분할 점령

1944년 독일이 서방연합국과 소련에 모두 패배하면서 그해 말에는 전쟁이 종반으로 치달았습니다. 1943년에 독일과 이탈리아가 북아프리카에서 이미 패배했고 연합국은 이탈리아에 들어가 무솔리니 정권을 몰아냈습니다. 1944년 6월 6일, 노르망디에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수륙 양용 작전인 '오버로드 작전'이 성공했습니다. 독일은 승리할 수 없다는 사실이 자명했지만 히틀러는 이성적 판단을 거부한 채 끝까지 싸우기로 결심했습니다. 1944년 7월, 독일군 지도부는 폭탄으로 히틀러를 암살하려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전쟁이 끝날 때까지 연합국은 무자비한 폭격을 계속했습니다. 폭격으로 독일의 산업 기반을 파괴했고, 독일인들에게 계속 저항해 봤자 피해만 더 커진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1945년 연합국이 독일을 침공하고 소련군이 베를린을 점령하자 히틀러는 결국 자살을 선택합니다. 한편 영미 연합군은 적진을 뚫고 라인강을 건너가 이탈리아 북부의 독일군을 물리쳤습니다. 1945년 5월 7일, 무조건 항복한 독일은 연합국에 분할 점령되었습니다.

 

 

1941년 12월 7일 하와이 제도 오하우 섬의 진주만 공습을 하는 일본군

일본의 동남아 진출 야망과 미국의 저지

1940년 독일의 공격으로 프랑스와 네덜란드가 붕괴되고, 태평양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취약하던 영국의 입지가 더 약화되면서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에 힘의 공백이 생겼습니다. 그러자 일본은 남쪽으로 세력을 확장하려는 욕망을 실행에 옮깁니다. 이에 미국은 일본이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반도와 베트남 등에 진출하는 걸 반대했습니다.

 

1941년 12월 7일, 일본은 그 어떤 선전포고도 없이 미국의 태평양함대 기지였던 진주만을 폭격했습니다. 1942년 겨울에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미얀마를 초토화시켰습니다. 일본은 초기에 공격을 잇달아 성공시키고, 약하고 엉성한 적진으로부터 상당한 영토를 획득했습니다.

 

그러나 일본군을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습니다. 일본은 절충된 평화에는 관심 없던 미국을 상대로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현실적 전략을 갖고 있지 못했습니다.

 

1942년 여름, 미국 해군이 태평양 미드웨이에서 일본 함대를 막아선 채 무차별 공격을 가해 일본의 주전력이었던 항공모함 4척을 침몰시켰습니다. 1943년에는 미국이 항공모함을 활용한 수륙양용 작전으로 태평양 남서부와 중부에서 일본군을 몰아내는 데 성공했고, 1944년 말에는 필리핀을 침공했습니다. 이로써 일본 해군은 분쇄되었습니다.

 

1945년 8월 미국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것은 자살 행위가 되더라도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일본의 결심을 꺾고, 일본을 침공함으로써 초래될 손실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원자폭탄 투하 이후 일본은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습니다.

 

 

홀로코스트 기간 중의 여성들의 모습

나치의 인종 청산 정책, '홀로코스트'

유대인을 향한 증오로 가득 차 있던 히틀러는 모든 유대인과 그들의 문화를 말살시키기 위한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유대인 학살은 2차 세계대전 발발 전부터 시작됐고, 독일 내 유대인들은 1935년의 뉘른베르크법에 따라 법적 권리를 점차 박탈당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1941년 독일이 소련을 침공한 이후 훨씬 악화되었습니다. 독일군은 진군하면서도 유대인들을 대거 살해했고, 유럽에서는 1941년부터 유대인을 강제수용소에 몰아넣고 가스 등을 이용해 대규모로 학살했습니다. 총 600만 명 정도의 유대인이 희생됐는데 그중 가장 많은 150만 명이 아우슈비츠에서 살해되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온갖 수모와 굴욕도 뒤따랐습니다. 노약자와 어린이는 즉시 살해됐지만 성인들은 노동하다 죽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독일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유대인 학살을 계속해 인종 갈등이 나치 정책의 핵심임을 시사했습니다. 대부분의 독일인들이 유대인에 대한 잔혹한 학살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민주주의의 무기고였던 미국

1938년 이미 세계 총생산의 31.4%를 책임지고 있던 미국은 적국에게도 해외 생산의 중심지였습니다. 그래서 공습으로부터 산업시설을 방어할 필요가 없었고 미국은 해외 군사 작전을 위한 제품 생산에 모든 자원을 집중시킬 수 있었습니다. 미국은 평시에 개발한 대량생산기술을 자동차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전시에 29만 7,000대의 항공기와 8만 6,000대의 전함을 생산했습니다. 적국에도 수많은 무기와 항공모함 등의 무기 체계들을 생산해 주었습니다.

 

전쟁경제는 미국에 엄청난 혜택을 선사했습니다. 기업들의 이윤은 증가했고, 실업률이 0퍼센트를 기록한 데다 실질 임금이 상승하면서 구매력이 커지고 정부의 세수는 확대되었습니다.

 

이런 호황에 힘입어 주요 참전국의 대통령으로는 유일하게 전쟁 중 선거를 치른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1932년과 1936년, 1940년 선거에서 이미 승리한 3선 대통령이었지만 1944년에도 손쉽게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미국은 다른 어느 강대국도 해내지 못했던 핵폭탄 프로그램 설계에 성공함으로써 자원과 조직력이 특히 뛰어난 미국 경제의 강점을 세계에 증명해 보였습니다.

 

 

세상을 바꾼 물건, '석유'

석탄은 20세기에도 여전히 아주 중요한 에너지원이었지만 전차를 포함한 차량의 수요가 늘면서 석유의 비중이 훨씬 커졌습니다.

미국이 국제사회를 주도하는 것도 부분적으로는 석유산업의 성장에 핵심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석유 생산과 정제의 주요 원천이었을 뿐 아니라 에소(Esso)를 비롯한 미국의 석유 기업들이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의 석유 자원 개발을 이끌면서 석유 무역을 통제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적군이었던 독일과 이탈리아, 일본은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짜기도 했습니다. 일례로 1942년 독일은 카스피해에 위치한 바쿠로 진격하고자 했지만 실패했고, 1943~44년에는 유럽 내 유일한 유전인 루마니아의 플로이에 슈티 유전을 연합국의 공습에서 보호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반대로 냉전 당시에는 소련이 엄청난 경제적 손실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끈질기게 맞섰던 이유는 미국이 세계 최대의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국 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1998년경, 석유가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40퍼센트를 차지했고 석탄과 천연가스의 비중은 각각 26퍼센트와 24퍼센트였습니다. 이에 비하면 원자력과 수력발전의 비중은 훨씬 떨어졌습니다.

 

한편, 공학과 정보 기술에서 중대한 발전이 이루어져 석유 개발에도 크나큰 진전이 있었습니다. 땅속 더 깊은 곳까지 시추할 수 있게 되었고 유전에 대한 이해도 높아졌습니다. 막대한 석유가 매장돼 있는 중동 지역은 정치적으로도 중요해졌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석유 생산국들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면서 주요 산유국들과 이라크는 지역 동맹을 맺을 필요성이 커졌고,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같은 외세 개입 또한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19세기 영국의 석탄과 달리 석유로 인한 산업혁명은 일어나지 않았고, 빠르게 늘어나는 인구에 상응할 정도로 일자리가 창출되지도 못했습니다.

 

 

미드웨이 해전

1942년 6월 4일, 일본 해군은 미드웨이해전에서 미군의 함재기 공습에 항공모함 4척을 잃는 참담한 패배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미국의 월등한 지휘력과 예상치 못한 기회를 잡는 능력, 미국 해군의 우월한 회복력 덕분이었습니다. 미드웨이해전은 이제 해상 전투를 좌우하는 게 전함 간 교전이 아닌 공군력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나치의 프로파간다용 사진

국내 전선과 프로파간다

오랜 전쟁으로 시민들의 사기가 저하될 것을 우려한 각국 정부들은 사회정치학으로 눈을 돌려 사회 복지를 더 강조한 건 물론, 국민을 상대로 체계적인 홍보를 실시했습니다.

 

프로파간다는 전체주의 국가들조차 지지를 얻어야 한다는 정서가 반영돼 있습니다. 배급제가 운용을 위한 식습관부터 정치적 목표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모든 걸 재교육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히틀러는 프로파간다가 결의를 유지해 줄 뿐만 아니라 적군과의 전쟁 수단이기도 하다고 여겼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원인과 전개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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