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 : 부탁하신 그 열쇠는 결국 못 찾고 말았지 말입니다. 저희들이 이 잡듯이 찾아보았는데...
라디 : 그런데 신문 기사에서 이상한 얘기를 봐서 말입니다. 형님께 보여드리려고 이렇게 가지고 온 것입니다.
00월 00일 0요일
<<베일에 싸인 리스토니아 왕국 출품작>>
왕국 주최 예술제가 이틀 뒤 개막된다. 왕국 대표로 출품할 작품이 아직까지 공개되고 있지 않은 가운데, 며칠 전 세드릭 백작의 인터뷰 발언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백작은 왕국의 명성에 걸맞은 행사가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며, 백작 측은 비밀스러운 과거를 다룬 심오한 작품을 준비 중이라 귀띔했다. 한편, 이번 예술제의 테마는 '과거와 미래'다.
(후략)
아델 : 비밀스런 과거... 열쇠를 확보했다는 얘기인가?
제롬 : 예술제에서 저게 공개되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 해!
제롬 : 열쇠가 세상에 공개되기 전에 막아야 해. 브룩, 라디. 예술제에 관해서 뭔가 알아낸 건 없어?
브룩 : 무도회의 드레스 코드가 '가면'이라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입장하는 귀족들은 전부 가면을 써야 합니다.
라디 : 아, 그리고 백작은 무도회가 끝나는 시점에 예술품을 공개할 겁니다. 온 귀족들의 이목이 쏠린 그 시점을 노린 거죠.
제롬 : 가면무도회를 즐기는 척하다가 열쇠를 훔쳐내자. 그럼, 잠입 준비를 시작하자고.
제롬 : 무도회 당일 자경단들은 마을 곳곳을 순찰해 줘야겠어. 일이 어그러지면 백작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니까.
제롬 : 나는 이 애들을 데리고 잠입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할게. 그동안 아델은 부우랑 같이...
세드릭 : 너도 봤지, 시몬~? 전설의 기사가 제 발로 이 저택에 찾아온 거 말이야~ 분명 그 아이도 내 미모에 반했던 거야~!
시몬 : 정말이지... 보고 싶은 대로 해석하시는군요. 저택에 잠입한 좀도둑과 한패였던 것 같습니다만.
세드릭 : 그건 그 애가 속은 거라고! 나쁜 녀석한테 붙잡혀 끌려 다니고 있는 거야, 흑흑... 순진한 나의 기사~!
시몬 : 그런데, 그 좀도둑 말 입니다만... 눈에 익어 잠깐 조사를 해봤습니다. 그런데 정체는 놀랍게도...
시몬 : ...리스토니아 왕국의 제1왕자였습니다.
세드릭 : 왕가의 직계 혈통은 전부 사라진 것 아니었어?
시몬 : 저도 그게 의문입니다만... 초상화를 보니 믿을 수밖에 없더군요.
세드릭 : 그렇다면 왕자가 설마 내 자리를...
시몬 : 계획을 엿들었을 테니... 전부 폭로할지도 모르는 일이죠.
세드릭 : 열쇠... 하이레프에 넘길 열쇠는 찾았어?
시몬 : 안 그래도 그게, 말입니다...
(그 시각, 백작의 저택)
제롬 : 하, 백작 이 자식... 소문대로 공을 많이 들이셨어. 아주 번쩍번쩍해서 눈이 안 떠질 정도네.
제롬 : 뒷골목에 사는 백성들은 매일매일이 고통인데... 이런 녀석이 왕국을 통치하게 둬선 안되지...
제롬 : ...그렇지 않아, 아델?
아델 : 어, 응...
아델 : (요즘 이 애가 어색하고 어딘가 불편해... 아공간이 보이고 머리가 이상해졌나?)
아델 : (아니... 지금은 임무에만 집중해야지. 어차피 이번 일만 마무리되면...)
아델 : (기사로서의 역할도 끝이야... 그럼 더는 볼일 없을 테니까.)
부우 : 부우~!
아델 : !?
부우 : 부우!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는 부우)
아델 : 또 가버렸네... 뭐가 마음에 안 들었던 걸까?
제롬 : 어쩔 수 없지 뭐. 원래 제멋대로잖아, 저 녀석. 아, 그건 그렇고... 난 브룩이랑 라디를 만나야 해서 가볼게.
제롬 : 그, 그러니까 안에 들어가서 예술품 전시를 보고 있을래? 가면무도회가 시작되기 전까지 돌아갈게.
제롬 : 혹시 거기에 네 기억을 찾을 단서가 있을지도 모르고... 아, 아무튼 이따 무도회에서 보자!
아델 : (소년은 기사의 가면을 전해주고 동료들을 만나러 갔다. 가면은 매우 고급스럽고 기품 있는 모양이다.)
아델 : 잠깐, ... 그 둘은 아까 만나고 왔을 텐데.
아델 : (그 애 말대로 기억을 찾아줄 물건이 있을지 몰라. 저택 안에 들어가서 예술품을 살펴볼까?)
아델 : (그러고 보니 그 애가 가면을 주고 갔어. 인파에 섞이려면 그걸 쓰는 게 좋을 거야.)
아델 : (과거에는 이런 곳에 와본 적이 있을까?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곳이라는 건 잘 알겠어.)
아델 : (옛 성채의 파편, 고서... 전부 오래된 물건들이네. 하긴 테마가 '과거와 미래'라고 했던가?)
아델 : 앗, 저건...
아델 : (수백 년 전 레프의 선대 신왕을 수호하던 기사에게 수여된 증표. 펜던트의 모양은 신왕전의 문을 본따 만들어졌다고 한다.)
아델 : 수백 년 전... 선대, 신왕전의 문...
수 십 명의 기사가 무릎을 꿇고 있다.
고개를 숙인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하다.
"이로써 신왕의 기사가 되었음을 명한다."
주군은 서임된 기사들에게 증표를 하사했다.
한 명 한 명 격려를 아끼지 않는 모습은
강단 있어 보였으나 인자했다.
"에인헤랴르를 부탁한다."
"예, 전하."
"영혼을 바치겠나이다."
새로 서임된 기사들은 굳은 맹세를 했다.
주군을 위해 목숨을 바쳐.
이 날 한뜻으로 아로새긴 맹세가 조각조각 부서져 전장에 나뒹굴 줄은
...그때는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아델 : (수백 년 전... 지금은 시간이 많이 흐른 후였어. 선대 신왕이라 불린다는 건... 이제 그가 없다는 뜻인가?)
아델 : (곧 무도회가 시작되려는 것 같아. 이때쯤 보기로 했는데... 무도회장으로 가자.)
아델 : 올 시간이 다 됐는데... 그 애는 어디 있지?
제롬 : 여기야, 아델! 뒤를 봐!
아델 : ...뒤?
제롬 : 저와 한곡 추시겠습니까?
제롬 : 히히, 놀랐어?
아델 : 이런 장난치지 마.
제롬 : 아, 알겠어...
제롬 : 그보다... 아델은 춤 안 춰?
제롬 : 무도회에 섞여야지.
아델 : 난 춤 같은 거 못 춰.
제롬 : 잠깐이라도 즐기면 좋을 텐데...
아델 : (이렇게 차려 입은 걸 보니 꼭 귀공자 같아. 내가 알던 그 애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제롬 : 저기, 아델... 사실은 말이야.
아델 : 응?
제롬 : 나, 아직 못한 얘기가 있어.
제롬 : 네가 안 믿어줄 것 같아서...
제롬 : 실은... 실은 난... 엇, 어어...
제롬 : 앗!
아델 : (갑자기 몰려든 인파에 밀려 흩어지고 말았어. 가까이에 있는 것 같은데 보이지 않아.)
아델 : !?
제롬 : ...아델?
아델 : (뒤에서 누군가가 확 끌어당겼어. 아무런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는데... 대체 누구지?)
??? : 오랜만이야, 아델. 정말 살아있었잖아?
??? : 많이 둔감해졌네, 아델. 바로 뒤에 있었는데.
아델 : 날 알아?
??? : 알고 말고... 넌 날 모르는 것 같지만.
아델 : 넌 누구지?
??? : 말해줘? 아니, 바로 말해버리면 재미없지.
아델 : (살며시 검을 불러 상대의 목덜미에 가져다 댔다. 하지만 상대는 여전히 여유로운 표정이다.)
??? : 호오, 그 기분 나쁜 검은 그대로네.
??? : 하지만 공격할 수 있을까? 지금 여기서?
??? : 쿠쿡... 그 애랑은 꽤 사이가 좋아 보이던데?
아델 : ...가만 안 둬.
??? : 쫄진 마. 오늘은 그냥 인사 차 왔을 뿐이니까.
??? : 약해진 네 녀석이랑 붙어서 뭐에 쓰려고?
??? : 다음에 만날 때는... 네가 완전히 힘을 되찾은 뒤야. 그때의 네 힘 그대로. 알겠어?
??? : 그러니까 좀 분발해 달라고, 아델. 너무 늦으면 내가 무슨 짓을 벌일지 나도 감당 안되니까.
??? : 그럼, 안녕.
아델 : 기다려!
아델 : (의문의 상대는 그 말을 남기고 군중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무도회의 끝을 알리며 백작이 모습을 드러냈다.)
세드릭 : 예술제를 찾아주신 여러분, 반가워요. 저는 현재 공석인 국왕을 대신하고 있는, 백작 세드릭이라고 해요.
세드릭 : 곧 예술제의 백미 리스토니아 왕국의 출품작을 선보일 예정이랍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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